기억은 완벽했다. 오늘 오후 세 시, 강남 어귀에서 C급 게이트가 열리고, 뉴스는 그것을 "통제 가능한 수준"이라 부른다. 내일 새벽, 그 판단이 도시를 죽인다.
시우는 옷장을 열었다. 퇴역하며 반납했어야 할 구조복이 어제 세탁을 마친 채 걸려 있었다.
"딱 하루."
하루면 충분한가. 아니, 하루뿐인가.
현관을 나서는 순간 핸드폰이 진동했다. 재난 문자였다. 원래 역사에서는 내일 아침에야 도착했을 문자.
[강남구 역삼동 인근 게이트 발생 징후. 시민 여러분은 대피…]
시우의 손이 멈췄다. 문자가 하루 일찍 왔다. 미래를 아는 사람이 자신뿐이라는 전제가, 첫날부터 흔들리고 있었다.
그때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.
"한시우 대장님 맞으시죠. 저희와 같이 가 주셔야겠습니다."